#5. 양치기 소년과 촌장의 아들 2010년대 환상참여시

옛날에 양치기 소년이 있었어.
어느 날 양치기 소년은 늑대가 나타났다고 마을에 외쳤어.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
양치기 소년을 싫어하는 촌장의 아들이 양치기 소년은 거짓말쟁이라고 소문을 퍼트렸기 때문이지.
그래서 양치기 소년은 집채만한 늑대가 마을에 들어왔다고 외쳤지.
놀란 마을 사람들은 전부 도망가 버렸어.
늑대는 양을 잡아먹고 제 갈 길을 갔어.

그래서 말인데,
넌 네가 사람인 줄 아니? 아니야, 넌 양이야. 넌 잡아먹혔잖아.
응? 넌 정말로 마을 사람이라고? 그럼 죽어, 이 매국노야.

#4. 그 때 그 시절 2010년대 환상참여시

그 때 그 시절에 필요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 때 내가 손을 뻗어야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 시절에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 때 마음에 남겼던 그것들은 어디서 되찾을 수 있지?
그 시절에 필요했던 것은 모조품으로밖에 얻을 수 없지?

그 때 그 시절 잃어버렸던 것은 되찾을 수 없어.

#3. 하늘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2010년대 환상참여시

하늘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하늘?
하늘은 푸르다. 그것은 대기권이 푸른 빛 파장의 가시광선만 통과시키기 때문이다.
하늘은 신이다.

신?
신은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존재하지 않는다.
신은 세계다.

세계가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참 빨리도 가른다.

#2. 항례 2010년대 환상참여시

늘 그렇듯이.
떠나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조타수는 왜 키를 돌리지 않는가.
바다가 넓기 때문이오.

바다가 넓다니.
그 푸른 바다를 보았는가.

결국은 육지 위에서 노를 젓는 것을.
탄생에서 장례까지 육지라는 것을.

늘 그렇듯이.
떠나지도 않고 돌아오지도 않는다.

#1. 86400 vs 172800 2010년대 환상참여시

우리 사회는 인간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인간에게 하루 24시간은, 1440분은, 86400초는, 너무나 짧다.
우리 사회는 인간에게 필수생리시간마저 절약할 것을 요구한다.

어떤 사회는 그 사람들에게 너무 큰 것을 요구한다.
그들에게 하루 24시간은, 1440분은, 172800초는, 너무나 짧다.
어떤 사회는 인간에게 평생을 다 바쳐야 할까 말까 한 거대한 것을 요구한다.

자, 이제, 생각해 보라.
우리 사회와 어떤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인간이 우리 사회에 요구받아 한 일은 대체 어떤 사회에서 무슨 의미를 갖는지.
그 사람들이 어떤 사회에 요구받아 한 일은 대체 우리 사회에서 무슨 의미를 갖는지.
우리 사회는 하루가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해도 인간에게 똑같은 것을 요구할 것이며,
어떤 사회는 하루가 반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그 사람들에게 똑같은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인간의 삶은 한 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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